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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변동성 2) Implied & Local Volatility

내재 변동성 (Implied Volatility) 과 국소 변동성 (Local Volatility) 의 정의와 학문적 배경. Black-Scholes·Bachelier 컨벤션 모델, 그리고 좋은 변동성 곡면을 만드는 일이 왜 어려운지를 정리합니다.

(옵션 변동성 2) Implied & Local Volat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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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금융수학 시리즈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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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 변동성 (IV) 은 옵션 가격을 변동성으로 환산한 값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직관적으로 표현합니다. 국소 변동성 (LV) 은 변동성이 결정론적 함수 $\sigma(X, t)$ 로 표현되는 모델 클래스를 가리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용어의 정의와 시장 컨벤션, 1990년대 학문적 배경, 그리고 좋은 IV 곡면을 만드는 일이 왜 어려운 문제인지를 정리합니다.

이제 내재 변동성 (Implied Volatility, IV) 과 국소 변동성 (Local Volatility, LV) 에 대해 다뤄 보겠습니다. 이 장의 주된 목표는 용어를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Implied Volatility

정의

IV 는 옵션 가격을 변동성으로 환산해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옵션 가격은 배당, 이자율, 만기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변동성입니다. 옵션 가격과 변동성에 대한 이야기는 이자율과 채권 이야기만큼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헷갈리는 것은 개념이 아니라 사람들의 언어입니다. 한번 정제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변동성”이라는 말은 다소 헷갈릴 수 있어, 이하에서는 그냥 “볼”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옵션의 볼은 옵션 가격 그 자체다. “볼이 빠져서 옵션 가격이 하락했다”거나 “볼이 올라서 옵션 가격이 상승했다”는 표현은 사실 성립하지 않는다. 이자율·배당이 극단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볼이 올랐다/내렸다”는 말은 해당 moneyness ($=K/F$) 에서 옵션 가격이 올랐다/내렸다는 말과 동치일 뿐, 인과 관계를 설명하는 표현이 아니다.

위에서 말한 “볼”이 바로 내재 변동성입니다. 한편, 일정 기간 동안의 주가 수익률에서 평균을 뺀 뒤 제곱하여 평균을 내고, 다시 루트를 취한 값은 실현 변동성 (Realized Volatility, RV) 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볼”이라고 할 때는 보통 내재 변동성을 가리키는데, 내재 변동성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정 모델에 대해 해당 옵션 가격과 일치시키는 변동성.

“특정 모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서로가 다른 모델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와 오늘 볼이 30이네”

“아니요, Heston 모델과 SABR 모델을 결합한 모델에서는 볼이 40인데요”

전혀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통용되는 소위 컨벤션 모델이 있습니다. 이 컨벤션 모델은 복잡하고 정교해야 할까요,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할까요?

IV 의 기능 중 하나는 숫자만 들어도 시장 분위기가 바로 와닿는다는 점입니다. 2024년까지만 해도 코스피 옵션의 내재 변동성이 20을 넘는 걸 보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2026년) 40볼, 50볼이 기본으로 들락날락합니다. 그런데 이걸

“아 오늘 코스피 옵션 행사가 900 프리미엄이 50.4네요”

라고 표현하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코스피 볼이 80이네요”

라고 하면 느낌이 아주 쎄게 옵니다. 시장 컨벤션 모델은 단순한 게 최고입니다.

Equity 쪽에서는 Black-Scholes 를 쓰고, 이자율 쪽에서는 Bachelier 모델을 씁니다.

이자율 쪽 컨벤션에는 재미있는 변천사가 있는데요, 처음에는 lognormal 모델을 썼습니다.

\[\mathrm{d}F_t = \sigma F_t \, \mathrm{d}W_t \tag{1}\]

여기서 $F$ 는 금리의 forward process 입니다. 그러다 2008년쯤부터 퀀트들 사이에서 “어? 이게 뭐지? 좀 이상한데?” 하는 분위기가 돌기 시작했고, 2008년과 2014년 사이 어느 시점에 시장 컨벤션이 normal model 로 바뀌었습니다:

\[\mathrm{d}F_t = \sigma \, \mathrm{d}W_t\]

왜일까요? 2008년 제로금리 시대가 열렸고, 2014년에는 ECB 가 예금 금리를 -0.1% 로 설정하면서 바야흐로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식 (1) 로는 마이너스 금리를 표현할 수 없습니다. $F_t$ 가 0 에 도달하면 $\sigma F_t \, \mathrm{d}W_t$ 항 자체가 0 이 되어, 분포가 양수 영역에 갇혀 버리기 때문이지요.

실현 변동성과의 관계

다시 말씀드리지만, 볼 — 즉 내재 변동성은 실현 변동성 (수익률의 표준편차) 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둘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상승하면 옵션 가격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옵션을 산다는 행위가 쎄타를 지불하고 감마를 사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어렵게 들렸나요? 그럼 좀 더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옵션 프리미엄에는 앞으로 시장이 얼마나 출렁거릴지에 대한 정보만 반영됩니다. 방향성 (델타) 은 헷지가 가능하므로 옵션 가격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옵션 가격 (=내재변동성)은 앞으로 기초자산이 얼마나 변동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치다.

그럼 이게 어느 정도의 기대치인지 한번 살펴봅시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 2026-04-26 기준으로, 2026-05-14 만기 (약 3주 남았습니다) ATM 근처 KOSPI200 옵션의 변동성은 대략 45볼 (45%) 정도입니다. 이건 블랙숄즈 공식에서 나온 연율 변동성이므로, 일별 변동성으로 환산하면

\[\frac{0.45}{\sqrt{252}} \approx 0.0283 = 2.83\%\]

정도가 됩니다. 즉 사람들은 “앞으로 3주 동안 매일 평균 3% 정도 움직이면 똔똔이다”라는 심정으로 옵션을 사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면 옵션을 파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헷지 트레이더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앞으로 3주 동안 시장이 잠잠할 거라고 보는 사람일 겁니다. 매일 3%까지는 안 움직일 거라고 베팅하는 쪽이지요.

옵션의 볼, 즉 가격은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형성됩니다. 그렇다고 어제 20볼이던 게 오늘 갑자기 45볼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전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실현 변동성입니다. 시장이 실제로 출렁거리면 사람들은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Local Volatility

정의

Local volatility 는 변동성이 deterministic 하게 $\sigma(X, t)$ 로 표현될 때, 이 $\sigma(X, t)$ 를 가리킵니다. 여기서 $X$ 는 주가일 수도 있고, 어떤 factor 일 수도 있습니다.

이 형태의 가장 이른 사례는 1975년 John Cox 의 CEV (Constant Elasticity of Variance) 모델입니다.1

\[\mathrm{d}S_t = \mu S_t \, \mathrm{d}t + \sigma S_t^{\gamma} \, \mathrm{d}W_t\]

$\gamma = 1$ 이면 Black-Scholes 와 같아지고, $\gamma < 1$ 이면 주가가 떨어질수록 변동성이 커지는 leverage effect 를 표현합니다. 변동성을 “주가의 함수”로 본 첫 시도라는 점에서 local volatility 의 시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분야가 본격적으로 연구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인데, 흥미롭게도 1994년에 세 그룹이 거의 동시에 비슷한 결과를 독립적으로 발표했습니다:

  • Bruno Dupire (1994) 2
  • Emanuel Derman & Iraj Kani (1994)3
  • Mark Rubinstein (1994) 4

이 세 논문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동일합니다. 우리가 변동성이 상수인 블랙숄즈 모델

\[\mathrm{d}S_t = \mu S_t \, \mathrm{d}t + \sigma S_t \, \mathrm{d}W_t\]

을 받아들이고 시장 전체에서 내재 변동성을 추출해 곡면 (surface) 을 그려 봅시다. 만약 모델이 현실을 어느 정도 잘 반영한다면, 모델의 본래 가정대로 평탄한 상수의 곡면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행사가 방향으로는 skew 와 smile 이, 만기 방향으로도 뚜렷한 기울기와 곡률이 살아 있는 곡면이 그려지지요. 그렇다면 “기초자산 dynamics 자체가 $\sigma$ 상수를 가정하는 게 잘못된 것 아닌가?” 라는 의심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사실 이런 의심은 그 이전부터 있었을 겁니다. 정말 문제는 그 상태로는 평가와 헷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지요. 이 세 그룹은 똑같이 ”$\sigma$ 를 $(S, t)$ 의 deterministic 함수로 일반화하여 시장에서 관측되는 vol surface 에 정합시키면서, 동시에 정확한 프라이싱과 헷지가 가능한 방법” 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Implied Volatility 의 마지막 남은 한 가지 과제

지금까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듯이 죽 나열했는데요, 각자의 쓰임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Implied volatility: 시장 상황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지표. 옵션 만기까지 기초자산이 얼마나 변동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에 가깝습니다.
  • Local volatility: $\sigma(X, t)$ 가 deterministic 할 때 이를 local vol 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시장 호가에 모델을 정합시키고, 그 위에서 프라이싱과 헷지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여기에 더해 implied volatility surface 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목적이 있습니다. 품질이 좋은 곡면은 그 자체로 트레이딩의 기준 지표가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bid/offer 를 어디에 메이킹할지, 어디까지 올라온 bid 를 taking 하는 게 적절한지 같은 판단이 결국 이 곡면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어 그런데… 그런 판단을 할 게 있나요? IV surface 는 그냥 호가별로 root finding 을 한 다음 쭉 interpolation 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렇게 하면 곡면은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톱니바퀴 모양이 나옵니다. 일단 bid-ask spread 가 좁은 곳도 있고 넓은 곳도 있고, 어떤 행사가에서는 “이게 호가가 있다고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멀기도 합니다. 거기서 mid 값을 기준으로 점을 찍으면 그야말로 상어 이빨 모양의 변동성 곡면이 나오지요. 또 특정 트레이더의 헷지 수요 같은 일시적 요인으로 가격이 튀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은 변동성이 아니라 노이즈입니다. 우리는 이 노이즈를 걷어 내고 진짜 시장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품질이 좋은 변동성 곡면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이건 이자율 커브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동성이 좋은 국채라 해도 호가들을 다 이어서 그냥 선을 그어 버리면 울퉁불퉁한 모양이 나옵니다. 거래량, 유동성, 지표/비지표 여부 등을 따져서 피팅해야 하지요. 그리고 거기서 벗어나는 종목들 — 대차 물량이 없다거나 발행량이 적다거나 하는 — 은 커브가 아니라 차익거래의 대상 혹은 노이즈입니다.

변동성 곡면도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이쪽이 이자율 커브보다 몇 배는 더 골치 아픕니다. 바로 옵션 가격에 내재된 차익거래 조건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옵션에는 크게 두 가지 차익거래 조건이 있습니다:

  • Butterfly
  • Calendar

이 두 가지를 알아야 왜 우리가 이런 것 안 하고 저런 것 안 하면서 쌩고생을 해서 곡면을 만드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옵션의 두 가지 차익거래 조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Cox, J. C. (1975). Notes on Option Pricing I: Constant Elasticity of Variance Diffusions. Stanford University working paper. ↩︎

  2. Dupire, B. (1994). Pricing with a Smile. Risk Magazine, Vol. 7, January 1994, pp. 18–20. PDF ↩︎

  3. Derman, E. & Kani, I. (1994). The Volatility Smile and Its Implied Tree. Goldman Sachs Quantitative Strategies Research Notes, January 1994. PDF ↩︎

  4. Rubinstein, M. (1994). Implied Binomial Trees. Journal of Finance 49(3), pp. 77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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